2009년 05월 28일
무제
끄적대기의 일환. 분량은 길어질지도 짧아질지도 쓰다 말지도 모름 그냥 싸갈기는중.
내가 10살때 이야기이다.
내가 그녀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때는 그 해 여름. 생전 처음으로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을 때였다. 마을은 산 아래에 위치해 있었는데 할아버지의 말씀에는 산에서 길을 잃게 되면 어디선가 한 소녀가 나타나 마을까지 길을 인도해 줬다고 한다. 마을에 도착하여 소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 하면 어느샌가 소녀는 사라지고 없는데 그녀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녀의 생김새는 몇십년이 지나도 같았기에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귀신 혹은 산신령이라 부르며 산 입구에 작은 사당을 지어 매년 설에 제를 올렸다고. 그런게 어딨냐고 어린 나는 웃으며 믿지 않았지만 제를 올린 음식들은 다음날이면 사라져있고 사당의 옆에는 작은 돌이 매년 하나씩 쌓여 작은 돌탑들을 이루었는데 그 수가 한두개가 아니라는 말씀도 해 주셨다. 언제부턴가 소녀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아 제를 지내는 것도 그만두게 되었고 지금은 사당이 있던 터와 돌탑만이 남아 있는데 돌탑은 마을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하나둘 쌓아 놓은 것도 더해져 지금은 꽤 많은 수의 탑이 있다고 하였다. 이것이 이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이었다.
할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를 듣게 된 다음날. 나는 혼자 마을 밖을 나와 사당쪽으로 가고 있었다. 사당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도 동했거니와 나도 소원을 빌고 싶어서 였는데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혼자 가는 것을 허락치 않을꺼라 생각한 나는 그날 부모님과 삼촌들이 동네 강가로 물놀이를 간다고 집을 나서자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홀로 남았다가 몰래 나온 것이었다. 사당까지 가는 길은 동네 어른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는데 집에서 나온지 한시간 즈음 되어 그 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길이 외길이라 찾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외딴 초행길을 10살짜리 애가 뭔 생각으로 겁없이 혼자 터벅터벅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냥 간이 부었다거나 개념이 없다거나 둘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그 곳에는 어른 한명의 한아름보다 좀더 굵은 나무가 있었고 나무 아래에 4~5평 정도의 작은 터가 있었다. 그리고 그 터 옆에는 작은 돌탑들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는것도 보였다. 나무는 보통 마을 입구에 있는 서낭당 같은 느낌이었으나 울긋불긋한 종이 같은건 매달려 있지 않고 그저 푸르른 잎만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을 뿐이었다. 걸어오면서 골라둔 주먹만한 크기의 납작한 돌 하나를 돌탑중 하나에 올렸다. 그리곤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세계가 평화롭게 되게 해 주세요"
라고.
정정한다. 당시의 나는 개념이 없던건 아니었던거 같다. 기특하지 않은가 저 순진무구한 마음씀씀이라니 분명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미안하다. 사실 지금의 나의 기준으로 보면 시간 아깝고 입아픈 소리다. 문제는 당시에는 매우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빌었다는거다. 민망하다. 부끄럽다. 말소하고 싶은 과거다.
"풋.."
진지하게 정성을 담아 소원을 빌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다. 난 눈을 뜨고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았지만 아무도 찾을 수 없었고 다시 '쿡쿡' 하는 웃음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소리가 난 나무 위를 쳐다보았다. 그 곳에는 긴 생머리에 옛날 사진에서나 봤음직한 고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입을 가리고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푸른 나뭇잎과 그 사이로 비치는 빛과 그녀의 모습이 기억속에 각인되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나는 그런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로 미의 기준이 확립되어 있지는 않았던거 같다.
"왜 웃어요"
하고 볼멘소리로 물었으니까. 당사자인 나도 웃긴데 옆에서 보면 그게 안 웃기겠냐...
"후후. 미안해. 화났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팔을 뻗어 나뭇가지를 잡고 유연하게 몸을 뻗어 아랫쪽의 가지에 내려서는 것을 반복하며 지상으로 내려와 내 앞에 섰다.
"너는 전이랑 똑같은 소원을 비는구나. 아니 그때보단 좀 범위가 커졌나. 후후.."
내가 10살때 이야기이다.
내가 그녀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때는 그 해 여름. 생전 처음으로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을 때였다. 마을은 산 아래에 위치해 있었는데 할아버지의 말씀에는 산에서 길을 잃게 되면 어디선가 한 소녀가 나타나 마을까지 길을 인도해 줬다고 한다. 마을에 도착하여 소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 하면 어느샌가 소녀는 사라지고 없는데 그녀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녀의 생김새는 몇십년이 지나도 같았기에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귀신 혹은 산신령이라 부르며 산 입구에 작은 사당을 지어 매년 설에 제를 올렸다고. 그런게 어딨냐고 어린 나는 웃으며 믿지 않았지만 제를 올린 음식들은 다음날이면 사라져있고 사당의 옆에는 작은 돌이 매년 하나씩 쌓여 작은 돌탑들을 이루었는데 그 수가 한두개가 아니라는 말씀도 해 주셨다. 언제부턴가 소녀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아 제를 지내는 것도 그만두게 되었고 지금은 사당이 있던 터와 돌탑만이 남아 있는데 돌탑은 마을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하나둘 쌓아 놓은 것도 더해져 지금은 꽤 많은 수의 탑이 있다고 하였다. 이것이 이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이었다.
할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를 듣게 된 다음날. 나는 혼자 마을 밖을 나와 사당쪽으로 가고 있었다. 사당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도 동했거니와 나도 소원을 빌고 싶어서 였는데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혼자 가는 것을 허락치 않을꺼라 생각한 나는 그날 부모님과 삼촌들이 동네 강가로 물놀이를 간다고 집을 나서자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홀로 남았다가 몰래 나온 것이었다. 사당까지 가는 길은 동네 어른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는데 집에서 나온지 한시간 즈음 되어 그 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길이 외길이라 찾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외딴 초행길을 10살짜리 애가 뭔 생각으로 겁없이 혼자 터벅터벅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냥 간이 부었다거나 개념이 없다거나 둘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그 곳에는 어른 한명의 한아름보다 좀더 굵은 나무가 있었고 나무 아래에 4~5평 정도의 작은 터가 있었다. 그리고 그 터 옆에는 작은 돌탑들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는것도 보였다. 나무는 보통 마을 입구에 있는 서낭당 같은 느낌이었으나 울긋불긋한 종이 같은건 매달려 있지 않고 그저 푸르른 잎만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을 뿐이었다. 걸어오면서 골라둔 주먹만한 크기의 납작한 돌 하나를 돌탑중 하나에 올렸다. 그리곤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세계가 평화롭게 되게 해 주세요"
라고.
정정한다. 당시의 나는 개념이 없던건 아니었던거 같다. 기특하지 않은가 저 순진무구한 마음씀씀이라니 분명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미안하다. 사실 지금의 나의 기준으로 보면 시간 아깝고 입아픈 소리다. 문제는 당시에는 매우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빌었다는거다. 민망하다. 부끄럽다. 말소하고 싶은 과거다.
"풋.."
진지하게 정성을 담아 소원을 빌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다. 난 눈을 뜨고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았지만 아무도 찾을 수 없었고 다시 '쿡쿡' 하는 웃음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소리가 난 나무 위를 쳐다보았다. 그 곳에는 긴 생머리에 옛날 사진에서나 봤음직한 고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입을 가리고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푸른 나뭇잎과 그 사이로 비치는 빛과 그녀의 모습이 기억속에 각인되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나는 그런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로 미의 기준이 확립되어 있지는 않았던거 같다.
"왜 웃어요"
하고 볼멘소리로 물었으니까. 당사자인 나도 웃긴데 옆에서 보면 그게 안 웃기겠냐...
"후후. 미안해. 화났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팔을 뻗어 나뭇가지를 잡고 유연하게 몸을 뻗어 아랫쪽의 가지에 내려서는 것을 반복하며 지상으로 내려와 내 앞에 섰다.
"너는 전이랑 똑같은 소원을 비는구나. 아니 그때보단 좀 범위가 커졌나. 후후.."
# by | 2009/05/28 23:42 | Thinks...so..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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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정한다 ~ 과거다. 라는 구절만 왠지 다른 사람이 쓴듯한 느낌의 문체 '-'
ㅎㅇㅎㅇ...